마음 감금의 역사 - 모든 생명은 존재함으로써 그 의미를 갖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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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감금의 역사 - 모든 생명은 존재함으로써 그 의미를 갖는다 -
조회170회   댓글0건   작성일2달전

본문

케 이 지 에 서

 

마음 감금의 역사
- 모든 생명은 존재함으로써 그 의미를 갖는다 - 

 

19세기 말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이런 논쟁이 붙은 적이 있다. 과연 동물은 생각하는가. 즉 동물에게도 지각능력, 마음이라는 게 있는가.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개, 고양이가 인간처럼 기쁨과 슬픔을 인지하는지, 때렸을 때 내는 소리나 동작이 반사행동이 아니라 고통의 결과인지를 따져보자는 것이었다.
마음은 오직 인간의 전유물이라는 쪽과 동물에게도 마음이 있을 수 있다는 쪽의 주장은 첨예하게 부딪혔고 좀체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후 여러 연구를 통해 많은 동물 종들이 인간처럼 마음을 지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있음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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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동물의 권리의 문제는 그 동물들이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가?’ 또는 ‘말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괴로워할 수 있는가?’에서 시작 되어야 한다.” _제러미 벤담(Jeremy Bent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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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는 작고 귀엽고 똑똑한 개가 고통 받는 장면을 보면 분노한다. 반면 마음을 투사하기 어려운 동물의 고통에 대해서는 다소 둔감한 게 사실이다. 동물권은 도덕성과 관련이 깊다. 모든 생명은 존재함으로써 그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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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송아지가 케이지에 갇힌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고, 돈이 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케이지 안에서 송아지의 의지는 덧 없어진다. 자유를 학습할 기회 역시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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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영영 여기를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것. 가장 무서운 감금은 마음을 가둠으로써 절망적 상황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가둔 자와의 타협은 없다. 

 

동물에게 마음이 있는가를 두고 논쟁을 하다니. 혹자는 당대의 지식인들이 공연한 일에 힘을 뺐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은 오늘날 동물권의 바탕이 되는 윤리적 판단이나 법적 근거의 시초가 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논쟁이다. 흥미로운 점은 보편적으로 높은 지능을 가진 동물일수록 낮은 지능을 가진 다른 동물보다 더 보호 받을 권리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돌고래나 유인원 등을 떠올려보면 좋을 것이다. 물론 지능이 높지 않더라도 인간에게 귀여운 동물로 보인다면 그만한 보호를 받을 수 있 다. 우리는 귀엽고 똑똑한 동물이 고통 받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종종 소환되는 철학자 데카르트는 동물을 기계라고 생각했다. 가령 그는 스프링과 지렛대 같은 생물학적 장치들이 동물을 움직이게 하며 가끔씩 내는 비명은 그 부속물들의 삐걱거림일 뿐이라고 여겼다. 단지 동물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사람의 몸도 기계로 보았고 그 속에 영혼이 깃들어 있는 것이라고 주장함으로써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모든 것을 다 의심해도 의심하는(생각하는) 자기 자신만은 믿어야 한다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그의 명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가만 들여다보면 여기에는 사고능력이 없거나 없다고 판단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인간 중심의 사고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나는 오래전부터 이 명제가 불편했다. 동물의 존엄성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행위를 옹호하는 것 같아서였다. Cogito ergo sum을 Sum ergo cogito로 바꿔보면 어떨까. 모든 생명은 존재함으로써 그 의미를 갖는다고. 


사실 동물에 대한 이러한 태도는 매우 오래된 것이다. 노예의 역사라 일컬어지는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인류가 발명한 지배-피지배 관계는 작게는 가정을 이루고 사회를 이루고 국가를 완성해왔다. 

피지배자에 대한 지배자의 특권 의식은 ‘저들은 우리와 다르다’는 인식에서 비롯한다. 여기서 다르다는 것은 ‘우리와 다르게’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저들에겐 생각이란 게 없으므로 ‘나’의 편의에 맞게 길들여서 노동력을 빼앗음으로써 최소의 가치를 부여하고 최소의 보상을 하면 되는 것이다. 다소 축약했지만 노예제도는 그런 틀로 유지되어왔고 불행히도 이것은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영문도 모르고 시작된 오랜 감금과 착취 생활은 동물의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길들인다. 케이지는 철창 사이로 동물의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그 안에 갇히게 만든다. 어차피 벗어날 수 없는 데다 지배자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으면 최소의 보상조차 받을 수 없다. 의지가 사라진다. 어쩌다 도망갈 기회가 와도 멀리 가지 못한다. 마음 감금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무서운 일이다. 어떤 동물도 다른 종을 노예로 삼고 감금하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그렇게 하고 있다. 

 

 

CREDIT

글 사진 헤르츠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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