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대는 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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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는 내 편
조회141회   댓글0건   작성일3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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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대 의  세 상 

 

나대는 내 편
 

나대는 기가 센 강아지다. 한번 꽂힌 건 반드시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녀석이기 때문에 가족들은 녀석이 만약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큰일을 해냈을 거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 나대는 좋게 말하면 장군감이고 나쁘게 말하면 무대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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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견들과의 싸움


동네 강아지 놀이터에 자주 찾아오는 포메 두 마리가 있다. 겉보기 엔 민들레 홀씨같이 작고 보송보송한 아이들인데 정말 못됐다. 둘 은 꼭 붙어 다니면서 가장 만만해 보이는 강아지 한 마리를 타깃으 로 잡은 다음 그 강아지가 지칠 때까지 쫓아다니며 짖어댄다. 한 마 리도 아니고 두 마리가 한 번에 덤벼드는지라 웬만한 강아지들은 그 두 깡패들만 나타나면 슬금슬금 피한다. 겉보기엔 순둥순둥한 나대 도 그들의 타깃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나대는 오만 발광을 다 떨긴 해도 먼저 누굴 공격하거나 화를 내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런 나대를 만만히 본 두 포메 깡패들이 나대를 타깃으로 잡았다. 처음엔 살살 신경을 긁던 그들은 나중에는 나대를 구석으로 몰아넣고 대놓고 짖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만만히 당할 나대가 아니었다. 나대의 용감한 반격에 2:1로 싸움이 시작됐고, 나는 싸움을 말리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
리고 그때 사건이 터졌다. 분을 참지 못한 포메 한 마리가 내 다리를 덥석 문 것이다. 사실 결론만 놓고 말하자면 별다른 타격은 없었다. 워낙 작은 포메 이기도 했고, 당시 나는 두꺼운 옷을 입고 있었기에 별로 아프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나대에게는 아니었나 보다. 나대는 그 포메들이 내 목을 물어뜯기라도 한 것처럼 대노하여 달려들었다. 이대로라면 정말 큰 일이 날 것 같아서 나는 나대를 거꾸로 들어 (정신이 없어서 거꾸로 든 줄도 몰랐다) 포메들에게서 떼어놨고, 포메 주인들은 두 깡패들을 놀이터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다행히 세 마리 모두 다치 지는 않았었다. 결국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아니 개싸움에 다리 물린 내가 가 장 큰 피해자가 된 싸움이었는데 자꾸 웃음이 나왔다. 이놈이 자기 주장이 강해서 그렇지 그래도 나를 생각하긴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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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심이란 요만큼도 없는 줄 알았는데


유튜브에서 ‘강아지 앞에서 죽은 척하기’라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나는 나대도 내가 쓰러 진 척을 하면 옆에 와서 걱정하는 척을 해줄 줄 알았다. 그래도 먹여주고 재워주고 씻겨주 고 놀아준 정이 있으니까. 그래서 시험 삼아 ‘으아아악 나대야 나 죽는다!’는 외침과 함께 여우주연상 뺨칠 연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걱정은 개뿔, 나대는 쓰러진 나를 외면한 채 내 손에 있던 과자만 냉큼 먹어버렸다. 나는 나대가 박애주의견이라고 생각했다. 사 람은 좋아하지만,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은 없 고, 사람이든 개든 고양이든 공평하게 사랑 을 쏟아주는 녀석이라고. 나만을 향한 유별난
사랑을 받지 못하는 건 좀 아쉬웠지만 나대의 그런 박애주의적인 태도가 나대를 더욱 행복 하게 만든다면 그걸로도 괜찮았었다. 그러나 깡패 포메 사건 이래로 나대도 내심 나를 소중하게 생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 다. 나대가 무척 기특하고 사랑스러웠다. 뭐, 어쩌면 나를 제 주인이 아니라 제게 밥 주는 하인 정도로 여겼던 거일 수도 있다. ‘감히 내 하인을 공격하다니, 이건 나에 대한 모욕이 다!’ 이런 것 말이다. 뭐 근데 어느 쪽이든 나 대가 나를 같은 편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던 하루였다.

 

CREDIT
글·사진 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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